⊙번성하는 강신무
무당이라면 신이 내려서 된 강신무를 자칭한다
앞에서 언급한 세습무의 감소와는 대조적으로 증가일로에 있는 것은 강신무이다.
세습무가 지역성이 강하고 특히 마을과 단골관계 가운데 조재하는 데 반하여 강신무는 지역을 초월하여 확대되는 특성이 있다.
또 전자는 남부 지방에 제한되어 있으나 강신무는 우리나라 전 지역뿐만 아니라 제주도나 오끼나아 등지까지 분포되어 있다. 강신무란 신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고 우리들이 보면 무작위적으로 피택된 사람들이다. 이것은 시베리아를 중심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는 문화권에서 보이는 것이다. 그 기본신앙 구조는 ‘인간이 신이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날 때부터 신이다’라는 구조와는 다르다.
예를 들어서 일본의 천황처럼 태어날 때부터 신의 자격을 갖는 것처럼 생득적인 조건을 전제하지 않는다. 즉 태어나는 것이, 즉 혈족이 신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것이 아무런 조건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세습무의 약한 종교성은 강신무에 의해 대치
종교
무당은 그저 인간으로 태어났으나 신의 접신 또는 강신에 의해서만 신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정한 무병이라는 과정을 거치지만, 여하튼 중요한 것은 세습이나 문화적 계속성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학습하는 시기를 갖기는 하지만 그것이 무당이 되는 절대 조건은 아니다. 그러므로 세습무처럼 그들만이 전업으로 하는 가운데서 생기는 전문성이 강신무에는 결여되어 있고 그 대신 일반인의 상식적인 것이 그대로 되풀이되거나 투영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강신무는 일반성이 있다.
흔히 무당이라면 신이 내려서 된 강신무를 지칭한다. 그래서 그런지 문학작품이나 영상작품에 나오는 무당은 모두 강신무인 것처럼 보인다. 신들린 무당들이 미친 듯이 격렬한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지역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유형으로 정착, 일반화되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말로 무당은 신이 들리느냐
또는 점이 맞느냐하는 질문을 자주한다.
그러나 이러한 말은 앞에 든 세습무에서는 해당되지 않는다. 사람들의 무당에 대한 이러한 일반적 영상 때문에 더욱 강신무가 일반화될 수 있는 기반을 갖는다. 강신무가 증가하는 것은 이러한 기반에서만 가능하다. 시름시름 앓다가 신이 들려 벌떡 일어나 높은 산으로 치뛰고 내리 뛰다가 영검을 얻어 신령스러운 무당이 된다는 구조는 우리들이나 무당들이 흔히 알고 설화하는 내용이다.
인간이 신이 될 수 있다면 무관함
이와 같이 신들린 구조는 춤에서, 노래에서 모두 일치하고 고조된다. 여기에는 강한 흥분과 감정이 있을 뿐 합리적인 논리는 없다. 대대로 이어지는 전통보다는 자기를 카리스마화하는 영웅적 행위가 강조되고 있다. 울긋불긋하고 호화찬란한 무당의 옷은 이를 상징한다.
흔히 서구 사회에서는 종효적 심성을 잃어가는 세속화의 현상이 노출되고 있다. 그러나 무속 세계에서 보는 한, 한국은 종교화의 경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세습무의 약한 종교성은 강신무에 의해 대치 종교화되어 가고 있다. 이것은 비단 무속에 한하는 것만이 아니고 여러 가지로 변형되어 나타나고 있다.
종교적으로는 ‘나는 신이다’라고 선포하는 신흥종교가 우후죽순처럼 솟아나고 세력을 갖춰 전파되고 있다. 이러한 인간에 대한 카리스마는 여러 가지 집단화에서도 보인다. 어떤 합리적인 일을 성취하기 위한 집단이라기 보다는 누구를 정점으로 하느냐하는 것이 온통 중요한 일처럼 떠든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회는 없겠지만 집단 구조의 논리인 법이나 규율보다도 인간의 힘이 중요시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인간이 신이 될 수 있다는 카리스마의 의식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그뿐 아니라 먹고 마시고 노는 것도 어느 정도 무속세계와 통한다. 곤드레만드레 만취되어 신들린 사람처럼 자신의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듯 하고 싸웠다가 쉽게 화를 푸는 우리들 생활 속에 무속신앙은 자리잡고 있다. 기독교의 급속한 팽창과 동방박사의 나라로 알려진 한국의 종교화는 세계를 놀라게 하지만 이러한 종교화(강신무화)의 현상에서 볼 때 놀랄 것이 없다.
- 무속인나라 공식 협력업체 한국무속협동조합 - 무속신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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