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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굿과 굿판

  • 무속인나라
  • |
  • 2017-04-04
  • 조회수 1655
⊙제주도 굿과 굿판

그러면 그 근친들은 영혼이 직접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울음을 터뜨리게 된다. 이때 심방은 사령(死靈)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심방이 곧 죽은 사령이다. 그러므로 신과 직접 대면한 인간과 신과의 비극적 상황에 대한 아이덴티티가 이루어져 서로 울면서 한을 풀어 나가는 것이 <영개울림>이다.

 

즉 죽은 사령이 (1) 울면서 이야기하면, (2) 그 이야기를 인간이 울면서 듣는 것이 '영개울림'에 의한 '한풀이'이다.


1.JPG

올바른 공수를 주고있는 약사보살

 

(1)사령(死靈)

() <== 영개울림

 ==> (2) 인간(人間)

 

제주(祭主)

굿에서 <영개울림>은 과거의 삶과 현재의 삶을 화합하고 절충하며, 시정하고 개선하며 창조한다. 왜냐하면 시간의 개념이 해체된 마당에서 민중사를 였어 온 수많은 인물들은 오늘의 민중과 상면하고 그들의 삶의 체험은<영개울림>을 통하여 영적인 교류를 하기 때문이다. 심방은 영개[靈魂]을 잘 울려야 '영급 좋고 수덕 좋은' 심방이다.

 

3. 큰굿 12

()를 진행하는 절차를 '젯다리'라 한다. 굿을 아는 심방은 어김없이 제의(祭儀)의 절차에 따라 작은 굿 하나라도 빠뜨림 없이 낮도 이레, 밤도 이레 두 이레 열나흘 동안 하는 큰굿, '차례 차례 재차례 굿'을 완벽하게 실연할 수 있는 자이다.

 

제주도의 큰굿은 30여개의 소 제차(祭次)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두 이레 열 나흘' 동안 계속되는 굿이다. 그러나 제주도의 큰굿도 <석살림굿>을 기준으로 해서 보면 '굿 12'이라 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 <석살림굿>은 굿의 막판에, 조상신의 신화인 <군웅(軍雄)본풀이>를 노래하여, 군웅의 셋째 아들이 송낙을 쓰고 백팔염주를 목에 걸고 은바라·옥바라·자주바라를 들고 심방이 되어 굿을 하게 된 내력을 노래하고, 집안의 조상신을 찬양하는 조상신 본풀이로써 <군웅덕담>을 노래한 뒤, 집안의 모든 조상들을 모시고, 그 신들을 놀고가게 하는(娛神) 굿을 하는데, 이 석살림굿을<군웅석시>라고도 한다.

 

<석살림굿>은 큰 굿에는 열두 석(), 작은 굿에서는 여섯 석, 앉은 제에는 삼 석을 놀린다고 한다. 따라서 제주도의 큰굿은 12 본풀이를 굿본으로 하여, 석살림굿을 열두 번 하는 열두 석(12), 열두 마당의 굿이라 할 수있다.

 

 

굿은 굿법을 지키며 전승되는 연희 양식이다. 제주도의 굿은 우주의 모형으로 당클을 만들고, 모든 신을 일제히 모셔들이는 <초감제>부터 시작한다. <초감제> '하늘'이라는 신과 인간의 거리를 좁히는 하강의식(下降儀式)이다.

 

신의 하강은 지상의 성역화(聖域化)를 이루는 동시에 연극적으로는 공간 시간 장소의 현장성을 드러내어 보여준다. <초감제>가 끝나면, 당클에 모셔진 신들을 그 지위에 따라 상위신에서 하위신에 이르기까지 차례대로 개별의례(個別儀禮)를 치러 나가게 되는데, 그 방식은<본풀이> <맞이> <놀이>의 세 가지 형식을 취한다.

 

그러나 하나의 신격에 대해서는 '초공 본을 풀어 초공맞이', '영감 본을 풀어 영감놀이'와 같이 '본풀이 + 맞이' 또는 '본풀이 + 놀이'로 진행되며, 여기에서 본풀이는 <맞이> <놀이>의 대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큰굿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큰굿의 제차(祭次)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제주도 큰굿의 제차를 살펴보면,

 

. 청신의례 : ① 초감제 →② 초신맞이 →③ 초상계

. 공연의례 : ④ 추물공연 →⑤ 석살림 →⑥ 보세감상

. 기원 영신의례 : ⑦ 불도맞이 →⑧ 일월맞이 →⑨ 초공본풀이 →⑩ 이공본풀이→⑪ 초 이공맞이 →⑫ 삼공본풀이 →⑬ 젯상계

. 천도 해원의례 : ⑭ 시왕맞이 →⑮ 요왕맞이세경본풀이제오상계

. 오신의례 : 전상놀이(삼공맞이) → 세경놀이양궁숙임

. 가신 조상의례 : 문전본풀이본향 리영개돌려세움

. 송신의례 : 군웅만판칠성본풀이각도비념말놀이도진 가수리뒤맞이

 

이와 같이 복잡한 큰굿의 전개는 대상 당클이 바뀔 때마다 재차 청신하는<초상계> <젯상계> <제오상계> <양궁숙임> <영개 돌려세움>을 경계로 몇 단계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Ⅰ은 <큰굿>에서 최초로 모든 신을 청하여 모시는 제차(祭次). <초감제>를하여 하늘에 있는 모든 신들을 내려오게 한다. 그 다음 <초신맞이>를하여 재차 미참한 신들을 전부 하강시킨 다음, 오리 밖에까지 가서 신들을 맞이하여 제장 안으로 모셔들이는 것이다. 그 다음에 <초상계>를 하는데, 이때는 심방이 앉아서 최고신부터 하위신까지 장고를 치면서 아직도 미참한 신들이 있는지 모든 신들을 하나하나 불러들여 제상에 좌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Ⅱ는 제상에 모신 일체의 신들을 대접하고 즐겁게 하여 인간의 문제를 신에게 기원하는 공연의례(供宴儀禮). 추물공연(出物供宴)은 신을 위하여 마련된 당클이나 큰상 앞에서 심방은 장고를 치면서 " 소주에 게알안주 상받읍서" 즉 술과 계란 안주를 잡숫고 가시라며 옥황상제로부터 하위신까지 '젯리(祭順序)'에 따라 신들을 차례로 불러 대접해 나간다. 인간에 음주가무(飮酒歌舞)가 최고의 즐거움이듯이 신에게 술을 대접하여 즐겁게 하고 가무오신(歌舞娛神)을 유도해 나가는 것이 공연(供宴)의 목적이다. 공연이 끝나면<석살림굿>을 한다

 
2.JPG

신의 "맺힌 간장 다 풀려 놀자"하며, 궤궤잔잔한 또는 요지부동한 신의 자리()를 들석이게하여, 신이 살아 일어나 신명나게 하는 것이 '석살림'이다. <석살림굿>은 큰굿이 끝날 때까지 모두 12 석을 놀린다. <보세감상>은 삼곡마량과 폐백들을 갖춘 보답상을 차려 놓고, '젯북제맞이굿', '돈지마을굿'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보세감상놀이>라고도 한다.

 

여기서는 신에게 바치는 삼곡마량이나 폐백 등과 같은 제물의 준비 과정에서 본주에게 정성이 미진한 부분이 있는가를 판단하는 제차다. 심방은 이때 신칼을 든 두 팔에 광목천을 둘둘 말아 감고, 신이 본주의 정성에 흡족하게 풀리지 않고 있음을 보이고 인정을 더 받아 팔에 감은 천을 풀어내면, 본주의 정성에 그제야 신들이 흡족하게 풀렸음을 보여준다.

 

Ⅲ은 4당클 중 제1 당클인 '삼천천제석궁' 당클에 좌정한 신들을 맞이하고 기원하는 개별의례로 <불도맞이> <일월맞이> <초이공맞이> 등이 실연된다. 그리고 다시 미참한 신들을 재차 청신하고, 다음 단계의 <시왕맞이>를 준비하는 예비 굿으로서의 <젯상계>를 행제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굿들은 굿의 원리를 말하는 <초공본풀이>, 생명의 원리를 말하는 <이공본풀이>, 직업의 원리를 말하는 <삼공본풀이>를 굿본으로하여 이루어진 <맞이굿>이다. 이러한 맞이굿은 신을 맞이하여 기원하고, 신다리(神橋)를 안방으로 매어 든 다음, 다시 석살림굿을하여 마치는 것이 특징이다.

Ⅳ는 4당클 중 제2 당클인 '열두 시왕' 당클에 좌정한 신들을 맞이하여 <시왕맞이>를 하고, 죽은 영혼들을 해원(解寃) 천도(薦度)하는 굿의 절정을 이루는 단계다.

 

<초공본풀이>에 의하면, 무조 삼형제는 어머니를 살리기 위하여 심방이 되어 어머니를 구하고 '삼천천제석궁'에 올라가 삼시왕이 되었다. 삼시왕이 된 후, 양반집에 병과 재앙을 주고, 염라대왕에 명령하여 정명이 다 된 환자를 잡아오게 한다. 그러면 염라대왕은 저승 삼차사에게, 저승 삼차사는 강림차사에게, 강림차사는 본향당신에게 명령하면, 본향당신을 통하여 죽음이 인간에게 내려지는 것이다.

 

이 때 인간은 病苦와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굿을 한다. 결국 <시왕맞이>는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는 굿이다. 심방은 <영개울림>을 통하여 사령의 맺힌 한을 풀어 줌으로써 이승에서 대한 미련과 죄업을 씻어 준다. 그리고 집안에 환자가 있는 경우"이 주당(住堂) 안에 아무개 몇 살 난 아이 정명이 다하였으니 시왕에서 천명을 보존시켜 달라"고 빌고, 그 대신 천하에 동성 동년 동배의 사람이 있을 터이니 환자 대신 잡아가 달라고 '대명대충(代命代充)'으로 액을 막는 것이다. 따라서 <시왕맞이>하고 <질치기>하는 단계는 큰굿에서 최고의 절정이며, 사령의 길을 잘 치워 닦아 '저승 상마을'로 보내는 사자 천도를 통하여 산 사람(患者)의 병(=)을 고치는 실제적인 문제를 푸는 단계이다.

 

Ⅴ는 앞의 두 당클을 거두는 의례로서 큰대를 내리는 <양궁숙임>을 하기 전에, <시왕맞이>에 이어서 사령 중에 바다에서 죽은 자가 있으면 <요왕맞이>, 산에서 죽은 자가 있으면 <산신맞이>를하여 사령의 혼을 씌워 와서 <질치기>를 하고 <시왕맞이>를 끝낸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요왕맞이> <산신맞이> 굿이 집안의 내력에 따라 제차 속에 끼여들기도 한다. 그리고 땅에 묻히는 것도 세경[農耕神]의 덕이기 때문에 <세경놀이>도 이 때, 이 시왕당클에서 한다. 그리고 <전상놀이>도 삼공신을 대상신으로 하기 때문에 이 두 당클을 내리기 전에 한다. 그러므로 <시왕맞이>가 끝나고 제3 당클인 문전 본향 당클로 제의가 넘어가기 전에 여러 가지 놀이굿을 하게 되는 것이다.

 

Ⅵ은 <문전 본향> <마을 영신>을 영접 기원하고 생업의 풍등과 악신의 구축을 위하여 신을 놀리는 <놀이>의 과정이다. <문전본풀이> <칠성본풀이> <군웅만판> <토산당신놀림> 등 인간 처와 가까운 신들을 놀리는 '풀이 + 놀이'로 이루어진 굿들이 이 대목에서 이루어진다.

 

Ⅶ은 신을 일제히 보내는(送神) 과정이다. 신을 보내는 것도 신을 청하여 들일 때처럼 <도진> <가수리> <뒤맞이> 순으로 세 번, 며칠에 걸쳐 이루어진다. 남아 있는 잡귀 잡신을 말끔히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 무속인나라 공식 협력업체 한국무속협동조합 - 무속신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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